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거장 리들리 스콧과 나홀로 조난 전문배우 맷 데이먼이 만난 마션은 광고에서부터
진한 SF의 향이 났습니다.
시사회를 다녀온 친구 P군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찾아보게 된 이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잘 만들어진 SF는 이공계들에게 엑스터시와 같다.'
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그동안 잠들어있던 학구열을 건드리는 멋진 SF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생물학자(정확하게는 식물학자)를 이렇게 대우해주는 SF영화는 처음이었으니까요 : )
화성에 홀로 조난당한 우주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인터스텔라나 프로메테우스처럼 시각적 장엄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법 과학적 설득력을 지닌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는 기존의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기본적으로 영화 마션은 원작소설이 존재하는 픽션(fiction)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전개는 마치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실존했고 그가 겪었던 일을 영화로 재구성하여 상영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마크가 기록 영상에 남기는 독백과 화성에서의 삶, 거기에 교차적으로 보여지는 지구에서의 해설은 실제 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렇기에 실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허구가 섞인, 팩션(faction) 영화 같은 냄새를 진하게 풍깁니다.
픽션 영화인데 말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영화 마션을 감히 fake-faction 영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위대한 연출력은 허구가 사실인지, 그 사실이 허구인지를 햇갈리게 만들 정도로 몰입감을 보여줍니다.
암담하기 그지없는 상황을 비교적 잔잔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영화이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공포감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142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몰입감을 유지하게 도와줍니다.
작년에 개봉한 인터스텔라와 출연진도 비슷하고, 배경도 비슷하지만 확실하게 다른 노선을 연출한 영화 마션은
우주라는 미개척지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는 데에 더없이 훌륭한 작품입니다.
한줄평 : 허구로 꾸며진 사실을 허구로 만들어내는 것은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평점 : 9.8 / 10.0)
태그 : 마션
덧글
굳이 3D를 찾아볼 필요는 없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