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팬데믹 레거시 플레이 일지 - 10월 게임 이야기

10월 : 가넷 리(검역 전문가), 솔라(연구원)

* 본문에 팬데믹 레거시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후 팬데믹 레거시를 플레이할 예정이신 분은 읽기를 자제해주시길 바랍니다.


Prologue

애틀란타 외곽의 낡은 창고.

인적 뜸한 시외에 위치한 허름한 외견의 창고는 보기와 다르게 두툼한 철문과 최신 잠금장치로 철저하게 봉쇄되어 있다.

이렇게 철저하게 보호받는 창고 안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창고를 정리하고 있다.

그들이 정리하는 것은 바로 CodA 관련 자료들과 각종 군사기밀들로 평소라면 절대 외부에 유출되지 못할 자료들이었다.

어째서 그러한 물건들이 이렇게 시외의 허름한 창고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지니고 있는 노인은 창고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커다란 탁자 앞에 앉아 담배를 말고 있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게 되었을때부터 시작한 그의 수제 담배 사랑은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도 변치 않았다.

직접 키운 담뱃잎을 연구소의 최신 장비로 철저하게 말려서 고급 종이에 필터없이 말아 피는 맛을 본 뒤로

연구소의 장비를 눈치보지 않고 쓰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전세계에서 오직 그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직원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정성껏 말은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들이마신 자비에르 교수는 시판중인 담배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신이 여러 품종을 직접 블랜딩한 독특하고 진한 향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빨아들인 다음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머금으려는 듯 오물거렸다.

그리고 미간을 찌뿌리며 내뱉는 담배연기. 그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이유는 이 담배가 그가 지닌 마지막

담뱃잎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더이상 수제 담뱃잎을 만들지 못하게 된 것과 WHO의 질병관리센터 애틀란타 연구소의 소장인 그가 이런 허름한

창고에 앉아 있는 이유는 동일했다.

제법 긴 담배 한모금을 핀 자비에르 교수가 분노가 담긴 것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책상에 함께 앉아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이 자식들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그의 상사가 평소보다 거칠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솔라 연구원은 목을 가다듬고 회의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디악이란 집단이 얼마나 WHO를 장악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이상 연구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더이상 불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임무 수행에 필요한 기자재들 사이에 바이러스를 숨겨 전세계에 퍼나르는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지금 여기에 모인 인원들 외에는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할 상황입니다."

 "그래, 그러니까 이런 작은 창고에 숨어있는 것 아닌가? 여기 있는 사람들도 나 빼곤 전부 파견이나 휴가란 명분으로

 연구소에서 빠져나와 있는거고. 그런 다 아는 이야기 말고 본론부터 꺼내보라고."

 "아 예! CodA 감염원이 군사기지를 통해 배포되고 있음이 확인된 이상 군사기지를 파괴해야 합니다. 커크 대령에 의하면

 각 지역의 군사기지에 있는 WHO 합동 창고에 이들이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있다고 합니다. 기지에 잠입하여

 창고만 폭파시켜도 CodA의 확산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창고 폭파는 마찬가지로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C4에 뇌관만 연결하면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목이 메이는지 물을 한모금 마신 솔라는 말을 이어나갔다.


 "단순히 CodA의 확산만 막아서는 시간끌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최초 감염자인 0번 환자(Patient zero)를

 찾아야 합니다. CodA가 투명화 병으로 처음 발병한 곳이 서울인 만큼 그곳에 0번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의 자료에 의하면 투명화 병 이전의 CodA는 사망률이 높은, 그러니까 조디악이 원하지 않는 방향의

 질병이었기에 그 이전의 샘플들은 연구소로 유입되기 전에 모두 바꿔치기 당해서 기존의 샘플들로는

 연구 성과가 없었던 것입니다. 투명화 병에 걸린 환자들이 발작에 의한 폭력사태 이외에는 사망한 사례가 전혀 없었기에

 0번 환자도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바이러스의 인체 내부에서의 돌연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디악 측에서도 0번 환자를 격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군사기지가 유력하다는 이야기로군."

 "예, 그렇습니다. 현재 조디악의 군사기지로 추정되는 곳들이 모두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고,

 CodA의 전염도도 아시아와 환태평양 부근에 집중되어 있는 이상 거의 확실하다고 보여집니다. 조디악이 우리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는 해도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WHO의 활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을 역이용하여 이번 작전을 짜봤습니다.

 우선 제가 애틀란타 연구소로 복귀해서 '통상적인' 구호 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그와 동시에 가넷 리 대위가

 검역 지원을 이유로 서울 군사기지에 잠입하여 0번 환자를 수색할 예정입니다. 0번 환자가 발견되는 대로 다른 군사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믿을만한 군인들을 통해서 일제히 창고를 폭파할 예정입니다."

 "군인들은 믿을만 한가?"

  "제게 한번씩은 목숨을 빚졌던 동료들에게 연락해둔 상태입니다. 전원 저와 같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폭발물을 능숙하게

  다룰수 있고 개개인에게 직접 연락을 한 것이라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없습니다."


버킷 상사의 자신만만한 설명에 자비에르 교수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좋아, 지금까지 우리를 실컷 부려먹었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써먹어 줘야지. 한방 먹여주지 않으면 내 담배의 한을 달래줄

 수가 없단 말이야."

 "담...배?"

 갑작스러운 단어 선택에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이 자비에르 교수는 작은 카드를 꺼내 책상에 놓고 솔라에게 밀었다."

 " W사의 전용기를 자유롭게 쓸수 있는 프리패스야, 이 창고 주인이 후원해주더군. 마음껏 써보게."

 "하, 대단하네요. 이 창고도 최신형 컴퓨터와 서버, 발전 설비는 물론 유선 비상망까지 모두 설치되어 있던데 도대체

 원래 용도가 뭐였을까요?"

 
 피에트로의 질문에 자비에르 교수는 다 꺼져 가는 담배를 마지막으로 훔뻑 빨며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대답했다.


 "몰라, 부자의 괴상한 취미에 쓰던 곳이라고 하더라고."


9월 8일

서울의 조디악 군사기지, 0번 환자가 숨겨져 있던 곳은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투명화 병 환자들을 보호 감호하던 격리소에 0번 환자 또한 있던 것이다.

서울이 투명화 병의 발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폭동도 없이 평화로운 도시에 의문을 느낀 가넷 리 대위가 기지 내에서

보호하던 환자들의 신상명세를 뒤지다가 자신의 검역 내역과 일치하지 않은 부분을 발견하여 찾아낸 것이다.

환자들에게 식사를 배급하는 일반병사로 위장한 가넷 리 대위는 0번 환자에 접촉하여 그의 혈액 샘플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0번 환자가 조디악의 모르모트로 생체 실험을 당하였다는 것이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0번 환자는 대학 등록금을 위해 임상실험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였는데 그 임상실험이 바로 조디악의

CodA 실험이었던 것이다.

그의 몸에서 투명화 병이 제대로 발병하자 그에게 GPS를 삽입하고 풀어 준 뒤에 그들의 의도대로 병이 확산되자 다시

잡아들인 것이라고 한다.

공포에 떠는 0번 환자를 구출할 길이 없기에 그에게 반드시 치료제를 개발할 것을 개발하고 복귀한 가넷 대위는

작전대로 군사기지의 창고들을 폭파하고 철수했다.

(승리조건 달성 : 0번 환자 수색 성공)

(승리조건 달성 : 모든 군사기지 파괴)

그녀가 가져온 샘플 덕분에 면역학자인 마오 교수는 CodA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모은 다양한 연구자료들 덕분에 백신은 쉽게 개발할 수 있었다.

Team HOPE는 W사의 서울 공장과 타이페이 공장을 빌려 백신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행동, 백신 획득, 백신 접종, 백신공장 건설)

이렇게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동안 조디악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솔라의 구호부대가 전세계를 누비며

그들의 업무를 교란한 것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10월 승리)


Epilogue

애틀란타로 향하는 전용기안에서 위성전화로 백신 개발 소식을 들은 솔라는 미소지었다.

드디어 이 재난, 아니 인간들이 벌인 보이지 않는 전쟁을 끝낼 무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타고 있던 전용기는 W사 회장의 최고급 전용기답게 퍼스트 클래스를 비웃을 만큼 화려한 의자와

각종 설비가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에 승무원이 병 째 가져다 준 최고급 화이트 와인과 간식을 즐기며 돌아온 여행길에 기분좋은 소식까지 전해지니

솔라의 기분은 공중에 붕 뜬 것 같았다.

 "앞으로 30분 뒤에 애틀란타 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기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 밸트를 매어 주세요."

상냥한 안내를 마치고 돌아가는 승무원을 보며 솔라는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한번 다녀와야겠다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마치고 나온 솔라가 자리로 돌아가려는 순간 비행기가 크게 흔들렸다.

평소보다 거칠게 흔들리는 비행기에 놀라 자리로 돌아 가려던 그녀는 흔들림에 젓혀진 조종석의 커튼을 볼수 있었고

그 너머에서 아까 그 승무원이 부조종사의 목을 와이어로 조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 뭐하는 짓이야!"

놀라 달려간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놓여 있던 와인병을 들고 달려가 승무원을 내리쳤다.

와인병에 뒷통수를 맞은 여승무원이 피에 젖은 채로 천천히  뒤돌아서 솔라를 쳐다보았다.

놀라 뒷걸음질치는 솔라를 바라보던 그녀는 조종사의 목에 꽂혀있던 나이프를 뽑으며 솔라에게 달려들었다.

 "하일 조디악!!!"

방금 전까지의 상냥한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광기에 물든 눈빛으로 달려드는 그녀에게 놀란 솔라는 재빨리

그녀의 오른손을 잡아채었지만 달려오는 그녀에게 짓눌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때 실신한 부조종사의 몸이 조종간을 누르는 바람에 비행기가 다시금 크게 요동쳤다.

조종석 입구에서 넘어져있던 그녀들은 순식간에 천장까지 붕 떠버렸다 다시 떨어졌다.

콰직! 쿵! 푸욱!

바닥에 떨어진 솔라는 바닥에 떨어진 충격에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빠르게 정신을 차려야 했다.

눈을 뜬 그녀에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처참하게 찌그러진 커튼 봉이었다.

누운채로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얼굴 옆에는 피에 젖은 나이프가 꽂혀 있었다. 방금까지 그녀를 노리고 있던 대검이었다.

이윽고 가슴에 압박감을 느낀 그녀가 아래를 쳐다보자 목이 꺾인채 죽어있는 여승무원이 보였다.

비행기의 흔들림이 아니었다면 살아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린 그녀는

시체를 치우고 조종석으로 다가갔다.

이미 조종사는 자객의 나이프에 절명한 상태였고 부조종사는 죽지는 않았지만 와이어에 경동맥이 압박당해

실신한 상태였다.

몇번의 흔들림으로 온갖 비상벨이 켜져 있는 계기판을 보며 그녀는 조종사의 시신을 끌어내리고 앉아 관제탑과의 교신을 시도했다.

상황을 파악한 관제탑에서는 그녀에게 착륙을 위한 조작 지시를 해주었다.

하지만 면허를 따놓기만 하고 자동차 한번 운전하지 않았던 그녀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럼에도 침착하게 지시사항을 따르며 비행기를 조작해 나가는 그녀는 긴장이 되었는지 관제탑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크게 소리질렀다.

 "이런 식으로 죽을까 보냐아아아아!"

그 비명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중계하던 관제원들이 후에 청각 장애를 호소하던 것은 생사가 걸린 그녀에겐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게임 종료 업그레이드 : 캐릭터 업그레이드 : 솔라 - 조종사)

(게임 종료 업그레이드 : 초기 백신 공장 : 타이페이)